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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일보]
‘무선페이징 시스템’ 이용 급감 무용지물
위험에 처한 중증장애인과 독거노인들의 긴급구조를 위한 ‘무선페이징 시스템’이 보급률과 이용률 감소로 인해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도소방본부는 지난 2001년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방지하고 긴급구조를 위해 호출버튼을 누르면 119구급대가 출동하는 ‘무선페이징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는 속초 156명, 춘천 79명, 정선 72명, 태백 69명, 강릉·영월 각각 58명, 삼척 56명, 동해 43명, 철원 35명, 원주 32명, 홍천 26명, 횡성 5명 등 모두 689명이 무선페이징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도입 당시 2000여명에 육박한 대상자가 현재는 3배 가까이 줄어든 689명에 불과한 데다 신고접수 건수도 매년 감소하면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이달 24일 현재까지 도내 무선페이징 시스템에 대한 이용실적은 고작 51건으로 매달 평균 5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원주, 강릉, 삼척, 속초, 영월 등 5개 지역은 5건 이상을 기록한 반면 나머지 7개 지역은 5건 이하의 실적을 보이는 등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2008년부터 무선페이징 시스템에 대한 예산마저 중단돼 10년이 넘어 노후화된 장비를 교환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복지부가 지난 2008년부터 무선페이징 시스템의 기능과 유사한 ‘독거노인 U-care’ 사업을 진행, 대상자들이 U-care 사업으로 몰리며 무선페이징 시스템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기존 대상자들이 U-care사업으로 변경해 실적이 감소하고 있고 예산마저 끊겨 관리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무선페이징 시스템에 대한 추가설치나 사업확대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강릉/김우열
[조선일보]
"소방수와 함께 불 끄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2년뒤 등장"
공상과학(SF) 영화에서처럼 사람처럼 생긴 로봇 '휴머노이드(humanoid, 인간형 로봇)'가 심부름을 하고 설거지와 빨래를 대신 해주는 세상은 언제쯤 올까.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인 로봇 과학자인 데니스 홍(40·한국명 홍원서) 버지니아공대 교수는 25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2년 후 군함에서 사람과 함께 화재를 진압하는 휴머노이드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가 만든 '휴보(HUBO)'나 일본 혼다의 '아시모(ASIMO)'도 휴머노이드이지만 아직은 교육과 오락에나 쓰이지 실제 사람을 돕는 일을 하지는 못한다. 홍 교수가 성공하면 최초의 휴머노이드가 된다. 그는 "올해부터 미 국방부로부터 300만달러를 지원받아 화재 진압 휴머노이드를 개발 중"이라며 "2013년 말 군함에서 첫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뱀이나 거미 로봇 등으로 명성을 얻었다. 최근에 휴머노이드 로봇에 집중하는 이유는.
"어릴 때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로봇을 보고 '로봇 과학자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내 목표는 영화에서처럼 로봇이 사람의 일을 돕는 것이다. 그러기엔 사람과 같은 모양과 움직임이 가장 좋다. 자연을 모방하는 최종 단계는 인간을 모방하는 것이다."
―화재 진압 휴머노이드 개발 상황은.
"오는 12월, 군함에서 휴머노이드가 걷는 것을 시연한다. 내년 말엔 화재 발생지를 찾아가는 것을, 그리고 그다음 해 말엔 최종적으로 불 끄는 동작을 시연한다. 국방부는 우리 연구를 위해 퇴역 군함 한 척을 지원했다."
―굳이 사람과 같은 모습일 필요가 있나.
"처음엔 소방 호스 자체를 뱀처럼 움직이는 로봇으로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군함엔 계단이 많고 길이 복잡해 휴머노이드가 낫겠다고 판단했다. 또 바퀴나 무한궤도는 보호복을 입히기 어렵지만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는 소방관이 입는 옷을 그대로 입히면 된다."
―어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나.
"기존 휴머노이드는 딱딱하고 평평한 바닥만 걸을 수 있고 움직임도 부자연스럽다. 사람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인공근육을 적용해 거친 땅도 걷고 걸음걸이도 부드럽게 할 것이다. 연기나 불이 있어도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시각처리 기술도 목표다."
―휴머노이드가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하나.
"군인들이 작전할 때처럼 손동작으로 사람과 의사소통하면서 함께 작업할 것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로봇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빌 게이츠는 '1가구 1로봇 시대가 곧 올 것'이라 했다. 소프트웨어가 발전하면 바로 로봇의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로봇의 움직임은 생각하지 못했다. 구글은 자회사를 통해 인터넷으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이른바 '클라우딩 로봇'을 개발 중이지만, 그들이 만든 로봇은 빨래 하나 개는 데 몇 시간이나 걸린다. 소프트웨어만으로는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로봇 개발의 수준은 어떤가.
"휴보에서 보듯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은 연구자들이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려 하고, 인기 분야에만 몰리는 문제가 있다. 로봇은 재료공학에서 전자공학·기계공학 심지어 인문학까지 모두 필요한 분야다. 연구비를 주는 곳이 단기 성과만 요구하는 것도 문제다."
―로봇 과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연구자이기 이전에 교육자로서 창의력을 가르치고 싶다. 창의력은 전혀 다른 분야를 연결하는 능력이다. 공원에서 어머니가 딸의 머리를 땋는 모습을 보고 머리가 엉키지 않게 하는 방법이 뭘까 생각했다. 이게 8년 후 여러 개의 발이 엉키지 않고 걷는 로봇으로 발전했다. 3년 전 자연사박물관에서 멸종한 사슴의 관절을 봤던 것이 지금 부드럽게 움직이는 로봇 관절로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