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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홍천소방서 김경윤, 박근석, 남근혁 소방관님 그리고 장관혁 의무소방관님
사람 일이란 한치 앞을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곤란한 중에 도움을 받으면 더더욱 고마운 법이구요
한 없이 멀게 만 느껴지지만 바로 어제 일이네요
결혼 십수년만에 처음으로 아줌마 4명이서 올해 수능을 보는 친구의 아들을
위해 설악산 봉정암으로 기도를 드리러 간 것은 어제 아침이였습니다.
오전 6시 15분에 서울에서 출발, 백담사에 내려 영시암을
거쳐 봉정암에 도달한 건 오후 3시가 다 된 시간이였습니다.
물론 그 동안도 낮지 않은 동네 뒷산을 자주 다니며 운동을 했는데도 중년의 아줌마들에겐
녹록한 길이 아니였습니다. 일행중 유난히 몸이 약한 언니가 한명 끼어 있어 더욱 신경을
썼는데 하산길에 무릎에 무리가 와 걸음은 더욱 늦어지고 언니를 부축해 오던 우리들마저
하나 둘 발목을 접질리기를 몇 번 겨우 겨우 영시암까지 도착한 시간이 오후 7시가 다 된
시간있었습니다. 주말이고 워낙 많은 사람들이 암자에 유숙중이라 저희들이 머물 공간도
없었고 한 친구는 발목도 부어 오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백담사까지 1시간 그리고 이미
차가 끊어진 백담사에서 숙소로 갈 수 있는 차를 타기 위해 다시 1시간 30분! 정말 눈앞이
깜깜한 그 순간이였습니다. 일행중 한 명이 119를 생각해낸 건 천만다행이였습니다. 영시암에
서 연락을 드렸더니 차가 백담사까지만 들어올 수 있다고 하여 우리는 서로를 의지해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영시암과 백담사까지의 길을 암자서 빌린 랜턴 하나에 의지해 몇 번씩 위험
한 고비를 넘기며 근 한시간여를 걸어갔습니다. 칠흑같은 숲속의 밤은 우리를 작은 소리
하나에도 소스라치게 했습니다. 인적 하나 없이 완벽한 고요속에 갇힌 40대 초중반의 4명의
아줌마들에게 모든 것이 공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갑자기 어른거리는 산만한 불빛,
4분의 젊은 소방관들께서 '짠'하고 나타나셔서 삔 발목에, 무릎에 스프레이 파스와 압박붕대
를 감아 주셨고 시원한 얼린 물도 주셨습니다. 가끔 TV에서 이런 재연프로를 볼 때면 그런가
보다 했는데 제가 당하고 보니 눈물이 쏙 빠지도록 너무 반가웠습니다. 변변히 인사도 못 드
렸네요. 당연한 일을 한다고 말씀하시지만 저희 같은 사람들에겐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집안 일과 아이들 남편 이외에 모르고 살던 우리에게 선물같은 여유를 준 설악산, 다시 그
다른 모습에 공포로 떠는 우리를 구해주고 위로해주고 상처를 보살펴 주신 4분의 소방관님
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우리들 인생에 두고 두고 고마운 분들로 기억될 것입니다.
홍천 소방서 119산악구조대원님들 킹왕짱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