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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본문 시작이번 인제지역 대형산불은 건조한 가운데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휘몰아치는 해발1,435m 방태산 자락에서 발생했다. 산불이 확산되던 산중턱에는 주말 교통량이 많은 서울양양고속도로가 동서로 가로지르고 있고, 산 아래 2km 이내에는 기린면 현리 도심지와 군부대가 위치해 있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었다.
특히, 지난 3월 경북 의성 산불과 흡사한 백두대간의 지리․지형 및 기상 환경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은 초기 진화가 조금이라도 지체될 경우 동해안까지 확산되어 국가적 대형 재난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지역 구간은 산간지형 특성상 터널과 교량이 많고, 그 구성 대부분이 철근콘크리트구조라 1,300℃ 이상인 산불의 고온 화염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인장력과 압축력이 크게 저하되어 균열 및 붕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고속도로 유지관리와 이용자의 교통안전과 통신 편의를 제공하는 주요 시설물들이 손상될 경우 고속도로 기능이 마비되어 교통 안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당시 서풍이 강하게 몰아쳐 고속도로는 동해안으로 불길이 번지는 일종의 바람길 역할을 할 수도 있었으며, 이에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서는 26일 13:11분 산불 발생 최초 신고 접수 후 인제소방서와 소방항공대 및 인접 홍천,양양소방서를 비롯 도내 모든 소방서에 순차적으로 출동지령을 내렸다.
관할 인제소방서 주력 소방력이 산불 현장 아래 31번 국도를 중심으로 민가 방어선 구축에 투입되는 사이 인제양양터널구조대와 환동해119특수대응단, 홍천소방서는 고속도로 터널 및 교량과 전원 수배전반, CCTV, 교통안전시설물, 이동통신기지국을 중심으로 1차 산불 방어에 나섰다.
산불 발생 초기 출동 소방력을 총괄 지휘․관제하는 119종합상황실은 고도의 입체적인 지휘․판단 능력이 요구된다. 실시간 기상자료와 더불어 지리․지형적 특성, 고속도로 통행차량 안전확보, 주요 기간시설 보호, 민가 인명대피 및 방어 등 적재적소에 소방력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긴박한 판단과 지령이 이어졌다.
산불은 자체 주변 대류 현상과 함께 강풍에 의해 불씨가 날아다니며 광범위한 지역으로 비화하여 확산되는 특성상 현장 119소방출동대원들에게는 이번 산불에서도 어느 시설 어디 불머리 부터 방어에 주안점을 두고 소방장비를 운용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이 실시간으로 연출되었다.
하지만, 대형산불 대응에 경험이 많았던 강원소방은 관할 지역의 산간지역 특성상 유사시를 대비해 평소 소방무선통신망, 관제지령시스템을 꼼꼼하게 설치하고 철저한 유지관리에 힘써왔으며, 소방대원들은 그간의 강원지역 대형산불 대응 시 축적된 실전경험과 특화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익힌 화재진압 기법, 소방전술 등 산불 대응역량을 통해 지휘관이 현장 도착하기 전 대원들이 능동적으로 불길 이동과 연기방향을 감지하고 판단하여 불머리를 차단하고 도로변 산재된 주요시설물로의 산불확산을 신속하게 진압 방어하여 피해를 제로화 시킬 수 있었다.
이번 산불은 강풍을 따라 불길이 크게 번지면서 멀리 양양군 서면까지 연기와 재가 자욱하게 퍼져 주민 대피령까지 발령되었다.
강원소방은 이번 산불이 동해안 산불로 이어질 것을 대비해 국가동원령을 요청해 양양군 서면 56번 국도를 따라 타 시도 지원 소방차 29대를 배치하여 방어선을 구축하였으며, 산림당국, 인제군, 경찰 등 유관기관과의 굳건한 공조체제로 동해안 산불까지 이어질 수도 있었던 이번 대형산불의 위기를 인명과 재산피해 하나 없이 지켜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시스템과 인력, 장비가 갖춰져 있더라도, 산불 예방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도로변 담뱃불 투기금지, 입산객의 화기 소지 금지, 불법 소각행위 금지 등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인제소방서 기린119안전센터장 소방경 엄영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