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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사랑하는 내 친구야..
네가 세상을 떠난지도 벌써 십여일이 지났구나..
네가 그렇게도 꿈꾸던 소방관이 되었다고 환하게 웃으며 좋아하던 모습이
아직도 내눈앞에 선한데..
사랑하는 사람과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다고.. 와서 축하해 달라고 말하던
네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한데..
네몸은 차디차게 식어버렸구나..
사실..네가 사고를 당해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도 어제서야 알았어..
형님께서 너의 사고소식을 문자로 보내 주셨더라..네가 좋은곳으로 갔을꺼라고 하시면서..
처음엔 잘못온 문자인줄 알았어..
그래도 혹시나 사실일까봐..
겁이나서 네 전화번호를 누르지도 못하겠더라..
한참을 떨리는 심장을 달래고 혹시나 싶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더니..
왜..왜하필 너였을까..
누구보다 착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너인데..
왜..네가..네가 안타까운 죽음의 주인공이어야만 했던걸까..
......,
손이 떨려서..운전대도 제대로 잡지 못했어..
눈물이 글썽 거려서..앞도 제대로 보지 못했어..
다리에 힘이 풀려서..브레이크를 밟을 힘조차 없었어..
그저..하늘이 원망스러웠을뿐..
서로 사는게 바쁘다보니 자주 연락을 하진 못했지만..너라면 분명 열심히..행복하게
잘 살고있을꺼라 생각했는데..
이번 여름엔 네 말처럼 속초로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너와 술한잔 기울이면서 그동안 나누지 못한 얘기도 나누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었는데..
이제는 너라는 존재마저 추억 속으로 묻게될까봐 겁이난다..
종현아..
내 사랑하는 친구 종현아..
지금 이순간..친구로써 나는 너에게 정말 미안하고..죄스럽다..
너의 사고소식을 너무 늦게 알아차린것도..너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봐주지 못한것도..
그리고..내가 너에게 아무런 힘이 되어주지 못한것도..너무너무 미안하다..
비록 이렇게 넌 먼저 우리들 곁을 떠나지만..
나는 물론이고..영일이..병모..성주..등등..모두들 널 잊지 않을꺼야..
항상 환하게 웃던 까만 얼굴..다부졌던 몸..남자답던 손..우람한 다리와 널 지탱해주던 발..
그리고..누구보다 착했던 네 마음..
잊지 않을께..가슴깊이 간직할께..
영원히..
친구야..
사랑하는 내친구..종현아..
좋은곳에서..편히 지내면서 제수씨 그리고 태어날 네 아기..잘 지켜봐주고 보살펴주길 바래..
그리고..나중에 그곳에서 꼭 다시 만나자..
편히 잠들어라..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