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를 맞아 소방당국이 설치한 인명구조장비마저 훔쳐가는 얌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일 춘천소방서에 따르면 최근 익사사고가 유난히 많은 춘천시 소양1교와 2교에 설치된 구명환과 구명조끼, 로프가 달려 있어 던져서 사용하는 드로우백 등이 모두 사라졌다.
유명 관광지인 강촌유원지에 설치된 구조장비도 모두 도난당했다. 장비들은 시가 80만원 상당의 물품이다.
또 소양2교에 설치된 인명구조함은 취객들에 의해 문짝이 떨어져 나가는 등 파손된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춘천소방서는 지난 피서철 수난사고 시 빠른 구조를 위해 주요 유원지 등 6곳에 인명구조함을 설치했지만 인적이 드문 남면 한덕유원지와 사북면 집다리골, 서면 오월리 등을 제외한 3곳의 구조장비가 지난달 사라졌다.
소방당국은 촌각을 다투는 위급상황에 쓰이는 인명구조용인 만큼 자물쇠를 채우지도 못해 난감한 상황이다.
수난사고 시 초기 5분이 지나면 뇌로 공급되는 산소가 끊겨 구조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인명구조장비 역시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설치돼 있다.
춘천소방서는 이달 들어 도난당한 인명구조장비를 모두 새로 설치했지만 경고문을 붙여 놓는 것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익수사고 시 몇분 몇초 차이로 사고자의 생사가 갈릴 수 있다”며 “무심코 인명구조장비를 가져갈 경우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