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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백수였습니다. 또 조금이라도 신경에 거슬리면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그러다 가끔 기분이 좋아지면, 어머니 명의의 마이너스 통장에서 마음대로 돈을 찾아 나와 동생에게 선물을 안겼습니다.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언제 돌변해서 빰을 후려칠지 모르니까요.
어느 날 아버지와 단둘이 집에 남았습니다. "재수한다고 잔소리만 잔뜩 듣겠구나". 한숨을 쉬던 내게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바닷가에서 아들 게가 자꾸 옆으로 가자 어머니 게가 "예야 앞으로 걸어야지". 했다 그러고는 풀죽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 가셨습니다.
"너 어렸을 때, 누가 밥 묵으면서 이 이야기를 했는기라. 그때 니가 뭐라 ?는지 기억나나? 어미게는 앞으로 몬 걸어도 아들게가 제대로 걷기를 바라서 그카는 거니까, 이거는 좋은 이야기라 그랬다. 그러니까, 내가 옆으로 걸어도 니는 앞으로 걸어라. 절대 저렇게는 안 살아야지 하면서 앞으로 걷는 거다."
그 뒤 아버지는 조금씩 변하셨습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가끔 설거지도 하십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단단힌 뭉친 마음이 녹는 것이 느껴집니다. 인생은 소설같은 완벽한 사랑보다는 어색함과 부조화로 가득한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렇기에 가족이 무슨말을 하든지 고이 접어 간직하고 싶습니다. 아들게가어미게에게 "엄마, 이거보세요. 나는 앞으로 걸어요." 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순간까지 말입니다.
좋은 생각 8월달 에서 발췌했습니다.
우리아이들도 앞으로 걷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