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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민일보>
산사태 춘천 주민 심리치료 ‘나 몰라라’
수해 현장에서 구조와 복구에 나선 공무원들에 대한 전문적인 정신과 상담 및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수재민 등 지역주민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한 대책이 없어 정신과 상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4일 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산사태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넘어가고 있지만 주민들의 심리 치료에 대한 구체적 계획 등은 없는 상태다.
산사태 사고 피해 주민들에 대한 심리치료는 사고발생 당시 출동해 있던 춘천시 보건소 공중의가 응급치료와 함께 상담한 것이 전부다.
이 때문에 올해 초 구제역 사태 당시 농민들에게 심리치료를 실시한 것처럼 수해 주민들에게도 심리 치료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정순(71·여·춘천시 신북읍) 씨는 “자고 있는데 빗물과 토사가 밀려 내려온 것을 보고 정신이 까마득해졌다”며 “사고 후 비가 온다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심하게 뛰면서 답답해지고, 사고 발생 후 마을주민의 표정도 어두워지고 말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재난심리지원센터는 지난 1일 주민들에 대한 자료를 받아 심리 치료를 실시하려 했지만 춘천시 등 관련기관이 해당 산사태 응급복구가 우선이라며 출입을 통제, 아직 기본조사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번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춘천, 화천, 양구, 인제지역 수재민에 대해서도 심리 치료사를 파견해 치료를 계획하고 있지만 현황 파악이 되지 않아 구체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주민들에 대한 심리치료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반면 구조와 복구를 위해 현장에 나가 있던 공무원들에 대한 심리 치료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춘천시 공무원들은 강원광역정신보건센터를 통해 2회에 걸쳐 심리 상담 교육을 받았으며, 춘천소방서도 춘천국립병원을 통해 신북읍 산사태 현장에서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교육이 예정돼 있다.
조용래 도재난심리지원센터장은 “수해를 입은 주민 80% 이상은 심리적 스트레스와 가벼운 공황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응급치료기간을 사고 발생 일주일에서 한달을 기간으로 잡지만 치료가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김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