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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시작[설악신문]
“산은 사람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주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입니다. 최소한의 안전장비를 갖추고 정해진 등반로를 이용해야 합니다.”
만산홍엽이 절정을 이루는 설악산에서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있다. 최동혁(47, 사진) 설악119산악구조대장이다.
그는 10월(27일까지)에 98건의 구조 활동에 나서, 2007년 12월 산악구조대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산악구조 활동을 펼쳤다. 단풍 절정기인 16~17일 15건, 23~24일 16건을 출동했다. 10월말까지 100건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에는 90건의 산악구조 활동에 나섰다.
산악구조는 보통 강원소방대 양양기지의 헬기 지원을 받아 이뤄진다. 하지만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는 등 기상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구조대원들이 걸어서 산을 올라 부상을 당한 등반객을 직접 업고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 1708m의 대청봉에서도 구조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이런 구조 활동이 대원들에게는 심적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구조를 마친 보람만큼은 어느 무엇과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기억이 된다.
“9월 마등령 쪽에서 구조 접수가 들어온 적이 있어요. 날씨가 좋지 않아 헬기가 뜰 수 없는 상황이라 직접 등반객을 업고 내려왔죠. 그런데 이 분이 나중에 사무실까지 찾아와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무사히 등반객을 구조했을 때의 보람은 크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다. 구조지점에 다다랐지만,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조난객을 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최 대장은 올해 들어 설악산에서 생을 달리한 6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최 대장은 “조난사고의 대부분이 법정 탐방로를 벗어난 입산 금지구역에서 발생하다보니 조난자의 위치 파악이 어려워 구조 활동을 펼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규정된 탐방로만을 이용하고 단독 산행은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유경험자라도 자만심을 버리고 철저히 안전수칙을 이행할 것과 자신의 체력을 감안한 산행을 할 것도 함께 당부했다.
설악119산악구조대는 최 대장을 비롯해 19명의 대원이 3개 팀을 구성, 설악산을 24시간 철통같이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