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알림마당
자유게시판
- 저속한 표현, 특정인 비방, 상업적 내용, 불법선거 등은 예고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는 사생활 침해나 부당하게 이용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목
구조구급업무 워크샵을 마치고......
작성자
구조구급
등록일
2008-05-13
조회수
1234
내용
‘구조구급업무 워크숍에 대한 소회’
요즘 날씨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무쌍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여름보다 심한 초봄의 무더위(?)가 계속되더니 요 며칠간은 또 으스스 합니다.
엘리뇨, 라니뇨, 열섬현상, 아열대성기후.......
이 모든 해괴망측한 용어들이 전혀 낯설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생활속에 깊숙이 자리 잡아 아주 자연스럽기도 하고 별로 비중 있는 느낌으로 다가오지도 않습니다.
얼마전 미얀마를 휩쓸고 간 싸이클론 ‘나르기스’는 6~7만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유엔 등 일각에서 1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12일인가요? 중국 사천지방에서 발생한 강도 7.8의 강진으로 중국정부 공식발표에 따르면 9,219명 사망하고 건물 50만채가 붕괴되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화학공장 등의 파괴로 인한 유독물질의 다량 누출되고 있고 전염병 창궐같은 심각한 2차 피해까지 우려된다고 하네요.
서두가 길었습니다만... 결코 남의 나라 일이라 치부하기엔 너무나 엄청난 재앙이기에... 과연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대재앙은 일어나지는 않을까? 만약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한다면 현재의 구조구급 조직과 운영시스템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뭐~ 이런 저런 생각을 우리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하는 의미에서 워크숍후기의 글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5.8부터 1박 2일간 정선하이원 리조트에서 구조구급업무 워크샵을 개최하였습니다.
소방서 구조구급계장님을 비롯하여 실무관, 그리고 구조대장님 등이 참석한 이번 워크샵의 주제는 ‘구조구급업무역량을 강화시켜 나가자’였습니다.
구조구급업무 중 불친절, 관련규정 미숙지, 슬기롭지 못한 대응 등 부적절한 업무 수행으로 민원이 발생하였거나 이송환자 또는 보호자로부터 구급대원 폭행 등의 사례를 소방서별로 준비된 자료에 따라 발표하고 스스럼없이 토론(브레인 스토밍)하는 시간과 제9대 왕재섭 본부장님 취임 공약사항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격무부서 3교대 방안 등에 대한 의견수렴, 당면현안사항 설명 및 건의사항 등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전체 진행 프로그램이 별로 여유롭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의견개진은 물론 앞으로 고쳐야 할 통렬한 자기반성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적극 참여하여 주신 직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께서 주신 고견에 대해서는 하나도 빠짐없이 지휘부에 보고 드렸고 건의사항은 반드시 반영하도록 지시받았습니다.
건의하신 내용뿐만 아니라 논의된 다양한 구조구급업무 발전방안에 대하여는 면밀한 검토를 거쳐 우리 실정에 맞는 실천방안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워크샵에서 우리 모두 공감했던‘국민의 눈높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구급행정’은 더 이상 국민의 신뢰와 공감을 얻을 수 없습니다. 법과 규정만을 내세워서는 국민의 성원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오선애 친절강사님의『고객』개념의 변천과정에 대한 내용은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다는 소감을 들었습니다만 저 역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경쟁력이 없던 시대 고객은‘봉’이었으며 ‘소비자’로 이어져 ‘왕’을 거쳐 ‘신’에 이르렀으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고객은 바로 ‘연인’이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대할 때처럼 정감과 애정으로 고객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고객은 우리들로 부터 멀어 진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119로 대변되는 구조구급업무는 고객인 국민들로부터 폭발적인 신뢰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 신뢰가 ‘119는 무엇이든 해결해 준다.’는 다소 맹목적화된 믿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119를 보는 국민들의 눈높이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높아진 국민들의 눈높이를 낮출 수는 없습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국민 눈높이보다 낮은 서비스는 법과 제도의 한계를 이해하기보다는 119업무에 대한 불만과 불평으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강원도의 구조구급대원 모두가 고객을 사랑하는 연인으로 여기고 업무를 수행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더 높은 사랑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온갖 구조조정, 조직개편 등 공무원 사정을 위한 칼바람이 불어 닥쳤습니다만 이를 당당하게 정면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서 욕설을 들어가며 심지어 폭행도 당하면서까지 묵묵히 책무를 다해 주시는 119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 믿습니다.
이번 워크샵을 통해 저 역시 많은 걸 배우고 느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격무에 시달리는 많은 구조구급대원들께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좋은 조건과 여건 속에서 근무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지? 차근차근 익히고 고민하겠습니다.
그리고 하반기 중에는 구조구급대원여러분들을 모시고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고쳐야 할 업무상 문제점, 발전방향 등을 함께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워크샵에 적극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아울러 워크샵에서 논의된 구조구급업무사례 등이 각 센타와 구조대 및 지역대까지 반드시 전파될 수 있도록 당부 드립니다.
끝으로 워크샵 장소 협의는 물론 훌륭하신 강사 초빙 등 여러 가지 협조를 아끼지 않으신 정선소방서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8. 5. 13(화) 워크샵을 마치고....
구조구급담당 이 지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