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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작성자
이상근
등록일
2009-03-24
조회수
1059
내용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 순 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깍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아침에 시를 읽어 보고 그 옛날 이기적이었던 나를 우리 애들에게서 발견하고 무척이나 부끄러워했다. 부모님 특히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죄스러움이 함께 밀려왔다. 그러면서 위안을 삼아 본다. 나도 자식들에게 엄마처럼 그런 존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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