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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버지 다산 중에서
작성자
유남권
등록일
2011-04-27
조회수
1086
내용

다산이 강진으로 유배된 지 5년이 지난 1805년 겨울에야 큰아들 학연이 아버지를 찾아갔을 정도로 집안의 경제 사정이 어려웠다. 아들이 찾아온 기쁨도 잠시, 자식의 숙식을 해결할 길이 없었다. 이에 다산은 아들을 강진읍 우이산 우도봉 아래에 있는 보은산방(일명 고성사)에 데리고 가서 스님에게 숙식을 구걸한다.

이때에 아들을 맞이하며 쓴 오언고시 5단락중에 1단락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손님이 와 내 문을 두드리는데

자세히 보니 바로 내 아들이었네

 

수염이 더부룩이 자랐는데

미목을 보니 그래도 알 만하였네

 

너를 그리워한 지 사오 년에

꿈에 보면 언제나 아름다웠네

 

장부가 갑자기 앞에서 절을 하니

어색하고 정도 가지 않아

 

안부 형편은 감히 묻지도 못하고

우물쭈물 시간을 끌었다네

 

입은 옷이 황토 범벅인데

허리뼈라도 다치지 않았는지

 

종을 불러 말 모양을 보았더니

새끼 당나귀에 갈귀가 나 있었는데

 

내가 성내 꾸짖을까봐서

좋은 말이라 탈 만하다고 하네

 

말은 안해도 속이 얼마나 쓰리던지

너무 언짢고 맥이 확 풀렸다네..

 

당시 다산의 나이는 44세였고

맏 아들 학유가 22세의 청년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