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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원에 살고 있는 정재호 라고 합니다.
젊을 때부터 산행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산악회원 또는 모임 산행이 싫어서 유명한 그리고 잘 관리된 국립공원에 주로 혼자 산행을 다녔습니다. 그런데 요즘 산행시 스마트폰으로 네비게이션을 하여 다닐 수 있는 어플이나오고 해서 자주애용을 했는데, 이것이 저의 크나큰 실수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선 소방대원님께 감사드리기 전(前), 이글을 읽으시는 분이 계시다면 스마트폰 어플과 남이 산행한 GPX화일 딸랑 하나 믿고 일을 저지르지 마세요. 그곳 산의 환경과 자신의 산행수준 그리고 그 산의 특징과 등산로 등을 꼼꼼히 살핀 후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11월 27일, 우연찮게 영월의 법흥사 뒷편 산행을 경험한 사람의 블로그를 읽어보고 마음에 끌려 그들이 올려놓은 경로인 GPX화일과 지도를 다운 받아 나름 단단히 채비했다 생각했고, 법흥사-연화봉-사자산-구봉대산 종주시간이 8시간이므로, 중간 쯤에서 하산하면 되겠다싶어 11시경 부터 그들이 알려주는 연화봉 부터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을 보며 법흥사 뒤켠 연화봉 쪽부터 산행을 시작했는데 거의 사람이 다니지 않은 길에다 60~70도에 가까운과 낭떠러지였습니다. 아차하고 실수했다 싶을 땐 이미 해발 900미터를 넘겼고, 다시 내려가기엔 더 없이 위험하여, 하는 수 없이 사자산으로 울며겨자 먹기로 올라갔습니다. 11시에 출발했는데 사자산에 도착하니 오후4시였습니다. 11월산행이라 위험을 느껴, 빨리 하산해야 겠다는 마음에 법흥사로 하산하는 등산길을 찾아봤으나, 양쪽 모두 천길낭떠러지 였습니다. 그래서 구봉대산 방향으로 조금 더 진행을 하여 완만한 경사를 찾아 가려고 했는데, 조금 완만하지만 등산로는 없고, 무릎까지 자라는 대나무 종류 수풀로 꽉 차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제 뒤통수에 2시간 전부터 계속 하이에나 위협 울음처럼 느껴지는 동물울음 소리가 저를 계속 쫓아 오는 것이었고, 법흥사 방향과 반대로 하산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6시 경 되자 하늘에 초생달만 보이고 사방은 컴컴하고 계속 동물 울음이 들려왔습니다. 어두움은 두렵지 않으나 쫓아오는 동물과 조난이 걱정 되어 119에 전화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친절한 119 대원분의 안심과 격려 그리고 동물 대응방법에 마음이 놓이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이동하지 않고, 막대로 나무를 계속치니 동물소리가 안나더군요.
엄청 많은 동물 발자국들.. 아마 그곳이 멧돼지 서식지였나 봅니다. 그래서 새끼를 보호하거나, 영역을 지키기 위해 그랬나 봅니다. 이미 그들 서식지 중간에 들어서 있는 저로선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119항공대 도움을 받아 무사히 살아 나올 수 있었습니다.
만약 119에 도움을 받지 못했었다면, 아무런 대응 장비도 없는 제가 야생동물에 속수 무책으로 어둠속에서 당할 수 있겠다 생각하니 끔찍하기만 합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저를 구출해주신 119항공대 소방관님들과 강원119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글을 쓰면서 아직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네요. 산좋아하시는 분들 휴대폰 배터리는 아주 충분히 챙겨가세요.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랜턴도요. 119구급이 아니라도 산행시 절대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자산 쪽으로 올라가면 야생동물 서식지라 대단히 위험하고 등산로 없음이란 팻말 하나쯤을 세워달라고 법흥사에 간곡히 부탁해야 겠습니다.
119소방대원님들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